[71. 6] 6월에 대한 성도의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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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라 반만년 역사에 가장 비참한 일을 당하게 된 일은 6월달이 올 때마다 새로운 감상이 떠오릅니다. 난리가 난다는 말은 들었지만 실지에 난리를 당하고 볼 때에 그 전쟁의 비극은 무엇인 것을 직접 체험하게 될 때 앞으로 오는 대환난이라는 것은 어떠할 것이냐 하는 것은 상상보다도 직접 맛을 보았다고 생각됩니다.
저는 이북서 6・25 동란 전 1년을 앞에 놓고 월남해서 38선 사오십 리를 앞에 놓고 개척 전도 사업을 해서 약 1년 동안에 교회를 두 곳이나 세우고 아래와 웃교회를 다 예배를 인도해주느라고 분주했던 것입니다.
6・25 동란이 나던 날은 일요일이었습니다. 오전에 두 교회를 다 예배 인도를 할 수가 없어서 한 교회는 오전에 보고 한 교회는 오후에 예배를 인도하게 되었습니다. 인재 경찰 소재지에 있는 교회를 오후에 예배를 인도하는 중 그날 새벽에 전쟁이 일어났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오후 예배를 보고 나서니 예배당 앞뒤로 사람이 꽉 찼고 벌판에 빈틈이 없이 사람이 차서 물밀듯이 내밉니다.
이것이 무슨 일이냐고 물으니 인민군이 지금 내려온다고 하면서 경찰이 민간보다 먼저 도망을 가고 국군까지도 앞서 도망을 가는 일이 있게 되었습니다. 그야말로 비극이 아닐 수 없습니다. 경찰을 믿고 치안을 받고 있던 백성들이 경찰들이 앞서 도망을 갈 때에 그 백성들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다 집어던지고 농장을 버리고 산으로 들로 퍼져서 도망을 해서 살아보겠다고 남쪽으로 물밀듯 내려가던 그 모양은 오늘도 눈에 선합니다.
나도 소위 교역자가 되어가지고 도망을 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교인들을 데리고 가느라고 하였지만 가다보니 십 리 밖에 인민군이 벌써 둘러쌌습니다. 김일성 사진이 벽보에 나붙었습니다. 이북 신문이 돌고 있습니다. 어찌할 수 없이 높은 산으로 올라갔습니다. 거기는 산간에 작은 동네가 있는데 거기에 가서 머물게 되었습니다. 밤에 공산당은 벌써 나를 찾아와서 손을 들라는 것입니다. 손을 드니 수족을 꽁꽁 결박을 해놓는 것입니다.
이때는 나는 세상에 더 있을 소망은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1년 전에 이북서 공산당을 없앨 계획으로 비밀 단체를 조직했던 일이 발각되어 야간도주하여 하나님의 보호로 38선을 무사히 넘게 된 것인데 다시 1년 만에 공산당의 정치를 받게 되었으니 나는 앞길이 캄캄한 것뿐이었습니다. 그래서 주여 내 영혼을 받아주시옵소서 하는 기도밖에는 할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이상하게도 공산당은 나를 가까이 와서 조용히 말하기를 우리 마음이 이상하게 당신을 끌고 갈 마음이 도저히 없으니 우리가 이 산에서 풀어 놓아줄 테니 마음대로 하라는 것입니다. 그 동네에 노인 한 분이 와서 하는 말이 공산당이 하는 말이 당신은 어디 가든지 죽을 사람인데 이 사람을 어디로 가나 잘 보아달라고 했다고 하면서 그 노인은 다른 곳으로 가지 말고 자기네 집에 방 한 칸을 줄 테니 어디로 가지 말고 자기네 집에 함께 있으면 자기네 친척이라고 해서 보호를 받도록 해주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곳에서 무서운 동란을 피하게 되고 보니 하나님의 보호라는 것은 원수의 마음도 주님이 주관하고 불신자의 마음도 주님이 주관한다고 깨달았습니다.
이 나라가 되어지는 일은 성경에 비추어보면 6・25 동란으로 지금까지 시대가 변천되는 단계로 들어왔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전쟁 상태도 그 후에 세계 인류 전멸이라는 위기로 떨어졌고, 정치 난제도 협상 정치를 쓰지 않고는 안 될 단계로 들어왔고, 사상 문제도 도저히 승부를 보기는 어려운 단계로 들어왔고, 종교 문제도 그 혼란을 걷잡을 수 없게 되었고, 경제에 대한 빈부의 차이점도 도저히 사람으로 수습할 수가 없는 단계로 들어왔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동란이라는 것은 한번 지나가고 만 것이 아니고 그 동란을 비롯하여 모든 문제가 악화되는 단계로 들어왔다고 봅니다. 우리나라 사람이 이러한 동란을 겪은 후에 좀 더 각성을 못하고 오히려 부패해진다는 것은 6・25 동란보다도 더 비참한 일이 있을까 두렵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제라도 좀 더 심각히 생각을 할 일은 어찌해서 동란 후에 이 세상은 이렇게 모든 일이 변천되어 나가느냐 하는 것을 성서에 입각해서 밝히 알아야 할 것입니다. 만일 그렇지 못하게 될 때는 이 민족의 장래는 더 큰 화근이 올 우려가 없지 않습니다. 이제 6월달을 당할 때마다 항상 새로운 마음을 가다듬고 6・25를 회상하면서 민족의 장래와 국가의 장래를 생각지 않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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